기자명 김연빈
  • 입력 2024.01.27 10:40
  • 수정 2024.01.27 22:31

지난 20일 저녁에 열린 제150차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에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김동성 박사가 ‘재미있는 해양과학이야기- 과학자들은 왜 깊은 바다로 갔을까?’라는 주제로 실제 심해 탐사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명강의를 해주었다.

김동성 박사의 저서 "과학자들은 왜 깊은 바다로 갔을까?" (김동성 외, 교보문고, 2022)
김동성 박사의 저서 "과학자들은 왜 깊은 바다로 갔을까?" (김동성 외, 교보문고, 2022)

김 박사는 강의에서 1만 m심해탐사 현황을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것과는 별도로 최근 중국의 심해탐사가 매우 활발하다. 중국의 심해 탐사에서는 이제 자오룽(蛟龍)의 시대가 가고 펀더우저(奮鬪者)의 시대가 온 것 같다. 펀더우저는 2020년 11월 10일 마리나 해구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 10,909m까지 잠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심해 잠수함이 잠수기록
중국심해 잠수함이 잠수기록

마리아나 해구의 최고 수심은 10,916m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비티아즈 해연은 수심 11,034m라고 한다. 지금까지 인간이 도달한 가장 깊은 심해는 2019년 미국의 억만장자 빅터 베스코보 씨가 성공한 해저 10,927m 깊이이다. 아래 KBS 뉴스에서 펀더우저의 탐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펀더우저는 2021년말까지 1만 m급 잠수를 21차례 완료했으며, 과학자 27명이 이 유인잠수정을 통해 바다 최심부에 도달했다. 이는 ≪바다로 열린 나라 국토상생론≫(요미우리신문 '열도재생' 취재반, 김연빈 역, 도서출판 귀거래사, 2022, 300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유인잠수함 판더우저
중국 유인잠수함 판더우저

유인잠수정 펀더우저는 2023년 3월 세계 최초로 환오세아니아 심해조사를 마쳤다. 2022년 10월 6일 하이난성 싼야를 출항한 후, 157일간에 걸쳐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63번의 잠수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이중 4회는 수심 1만 미터를 넘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유인 잠수정 실태는 어떨까?

이에 대해서는 조선일보 유지한 기자가 2023년 6월 26일 보도한 ‘韓 유인 잠수정, 어느 수준인가’라는 기사를 보면 실태를 잘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Chosun Online을 통해 일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기도 했다. 기자는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7번째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가 됐다.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유인 잠수정은 턱없이 뒤처진다. 생존이 달린 자원 경쟁에서 더는 뒤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글을 맺고 있다.

김동성 박사의 명강의 덕분에 심해저 탐사 실태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강의 후 질의 답변 시간을 이용해서 중국의 심해저 탐사현황과 ‘해경 72정’에 대해 언급했다.

필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단순하게 ‘심해탐사 실적’에 대한 것이 아니다. 동해안 거진 앞바다에 잠들어있는 ‘해경 72정’과 순직 해경의 유해를 어서 빨리 인양하고 수습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해경 72정’은 1980년 1월 23일 새벽 거진 앞바다에서 침몰했고 승조원 17명(경찰 9, 전경 8)은 모두 수장되었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내용과 유가족협의회의 주장이 다른 것 같다. 때가 되면 공론화될 것으로 본다. 침몰된 72정은 2019년 4월 거진 연안 2.5마일, 105미터 해저에서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의 해양과학기술력은 연안 105미터 해저에 있는 60톤급 침몰함정을 인양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을 포함하여 정부와 책임 있는 당국자의 관심과 의지이다. 해양과학기술 대국의 명예를 걸고 ‘해경72정’을 빨리 인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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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연빈